249__ 메타버스와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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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249__ 메타버스와 MZ세대

 

 

3차원 메타버스세계는 그 동안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라고 단순하게 표현되었는데, 현재는 좀 더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서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된다.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에는 가상세계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UGC(User Generated Content)가 상품으로서, 가상통화를 매개로 유통되는 특징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IT 벤처기업인 린든 랩(Linden Labs)2003년에 만든 3D 가상세계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세컨드라이프 서비스에는 한 달에 120만 명이 로그인하며, 린든 서버에는 사용자가 생성한 아이템이 20억 개 이상 저장되어 있다. 세컨드라이프 가입자는 3차원 가상공간에서, 사이버 분신인 아바타(Avatar)’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가상공간에서 친구를 사귀거나 집을 짓고, 학교도 가며, 사이버머니로 물건도 구입하는 등 일종의 대리만족을 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는 3차원 게임과 같은 가상세계 또는 환경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게임에 기반을 두지 않은 가상세계 중에는 가장 규모가 크다. 가상세계에서는 즐겁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지의 영역을 찾아보고 상상의 커뮤니티를 시각적으로 확인해 참여하며 실제 고객 및 동료들과 함께 가상 마켓플레이스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다.(지형 공간정보체계 용어사전, 2016. 이강원, 손호웅).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원래 닐 스티븐슨의 1992년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로부터 온 것이다. 요즘은 완전히 몰입되는 3차원 가상공간에서 현실 업무 뒤에 놓인 비전을 기술하는 데 널리 쓰인다. 가상공간의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은 사회적이든 경제적이든 소프트웨어의 대리자들(아바타로서)과 인간적 교류를 하고 현실세계의 은유를 사용하지만 물리적으로 제한은 없다. 2018년에 개봉한 공상 과학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메타버스를 가장 잘 구현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Metaverse, 손에 잡히는 방송통신융합 시사용어, 2008).

 

[한국일보] 안하늘 기자는 2021327일자에 뇌를 속여야 진정한 '메타버스'현실보다 더 생생한 가상현실제목으로 메타버스를 설명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의 그래픽카드 제조사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황런쉰, 黃仁勳, Jensen Huang, 1963년생)"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라는 말 한 마디에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이목이 메타버스에 쏠렸다.

 

메타버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 '로블록스'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서 사회 문제가 될 정도다. 지난 10(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로블록스의 기업가치는 우리 돈으로 40조원에 육박한다. 로블록스(Roblox)는 미국의 게임 플랫폼이자 메타버스의 대표격인 회사이다.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초딩의 놀이터로 불린다.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하고 있다. 이들은 레고 모양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 내에서 스스로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긴다.

 

로블록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수혜로 매출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92400만 달러에 달했다. 일일 활성 이용자도 역시 80% 증가한 3260만 명 수준이다. 로블록스가 시장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핵심 사업 모델인 메타버스가 미래를 이끌 기술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021년 매출 추정치를 기준으로 25배에 달한다. 이처럼 첫날 거래로 주당매출비율(PSR)25배까지 치솟자 벌써부터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PSR이 액티비전블리자드, 일렉트로닉아츠, 테이크투인터렉티브, 젠가 등 다른 게임업체 평균인 6배에 비해 크게 높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메타버스가 뭐길래? 사실 메타버스는 우리에게 완전히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2000년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싸이월드'도 기초적인 메타버스로 볼 수 있다. 싸이월드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만들고 자신만의 공간인 '미니홈피'를 꾸민다. 남들보다 더 개성있는 아바타와 미니홈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싸이월드 내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인 '도토리'를 구입해야 한다. 단순한 구조지만 메타버스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싸이월드가 2차원(2D) 공간에서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로블록스는 3D 입체 가상세계로 전선을 확대했다. 할 수 있는 콘텐츠도 무궁무진하다. 로블록스는 단순히 이용자들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남들이 만든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2006년 첫 서비스 이후 지금까지 이용자가 만든 게임만 5000만 개에 달한다.

 

로블록스에서 게임 아이템 등을 구입하기 위해선 가상화폐인 '로벅스'가 필요하다. 로벅스는 현금으로 직접 살 수도 있지만, 게임 내 활동으로도 벌 수 있다. 현재 100로벅스는 약 1.2달러 정도로 환전되는데, 개발자는 100 로벅스 당 35센트의 수익 배분을 받는다. 지난해 약 127만 명에 달하는 로블록스 내 개발자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1인당 평균 1만 달러(113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위 300명의 수익은 약 10만 달러에 달한다. 이런 높은 자유도 때문에 로블록스는 전 세계 1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청소년의 55%가 로블록스에 가입한 적이 있으며, 월 활성 이용자가 15000만 명에 이른다. 로블록스의 일 사용시간은 평균 156분으로, 틱톡(58)이나 유튜브(54)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Z세대들은 로블록스를 게임 플랫폼을 넘어 현실과 동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또 다른 사회로 인식하고 있다.

 

'멀미·어지럼증 극복해야 진짜 메타버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진정한 메타버스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가상을 실제 현실처럼 보여줄 수 있는 그래픽 기술력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ICT 업계에서는 가상현실(VR) 기술이 점차 진화하면서 올해가 '메타버스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VR 기기의 시초는 1968년 미국의 컴퓨터 공학자 이반 서덜랜드가 만든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하지만 당시 컴퓨팅 기술로는 서덜랜드의 개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었다. 2016년 구글,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 삼성전자 등이 잇따라 VR 기기를 내놓으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VR 기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멀미나 어지럼증이 유발된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는 몸은 가만히 있는데 '눈으로 보는 화면이 바뀌는' 인지 부조화 때문이다. 특히 VR 콘텐츠가 만든 가상환경은 실제의 경험 값과 다른 만큼 두 감각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다. VR 기기는 바로 눈 앞에 있는 2~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100인치 이상의 가상스크린과 90도 이상의 넓은 시야각을 갖는 허상 이미지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멀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높은 해상도, 빠른 처리속도로 화면을 안정화 하는 등 현실과 괴리감을 덜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VR 업체들은 인간이 입체감을 느끼는 원리를 그대로 활용했다. 사람의 양쪽 눈은 약간 다른 위치에 있어 '양안시차'가 발생하고, 뇌는 양쪽 눈에서 들어온 시각 정보를 모아서 하나로 합친다. 이 과정에서 원근감이나 깊이감을 느끼는 것이다.

 

'VR 기기도 양안시차를 고려해 양쪽 눈에 다른 화면이 보이도록' 고안됐다. 양 눈에 각각 다른 시각적 정보를 보내면서 뇌는 가상의 이미지를 실제 공간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또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도 탑재해 사람의 움직임을 측정하여 시선에 맞는 영상을 재생해준다. 결국 뇌를 얼마나 잘 속이느냐에 따라 VR 콘텐츠의 생생함이 결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지 부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VR 기기가 적어도 한쪽 눈 기준 2121 × 2121 이상의 해상도를 갖춰야한다고 말한다. 작은 화면에 가로 2121, 세로 2121개의 픽셀을 각각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와 통신 기술이 갖춰져야 하며, 선명한 화질을 보여줄 그래픽과 디스플레이 기술도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오큘러스가 새롭게 내놓은 '퀘스트2'1832 × 1920 해상도를 구현하면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이 제품은 전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되는 흥행을 거두고 있다. 세계 최대 IT업체인 애플도 내년 중 VR 기기를 출시하면서 메타버스 생태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의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서비스인 로블록스에서 가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콘서트에서는 이틀 동안 무려 30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닌텐도 기반의 메타버스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전세계 수많은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아직 PC와 스마트폰으로 이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메타버스를 완전히 구현할 수 있는 VR 기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MZ세대

 

한국인의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도 많아서 헷갈린다.

밀레니얼 세대와 C(위기) 세대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0년대 초반 ~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 위기(Crisis) 세대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출생한 세대.

선진국 세대와 후진국 세대

자기가 자란 시대가 한국이 후진국일 때냐?’, 아니면 김영삼·김대중의 문민정부 시대인 선진국일 때냐?’로 구분하기도 한다. (1)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 1980년 이후에 태어나 ‘88올림픽이후에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로, 부모 세대와 확실히 다른 국가관과 인생관을 가졌다. (2)후진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현재 나이 50대 이상이 주로 후진국 출신. 후진국에서 태어난 국민학교출신들은 아직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짓눌려 있다.

586세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현재 50대인 사람을 이야기한다. 1960년생은 61세이므로 686 세대.

태극기 세대와 촛불 세대

현재 65세 이상 지하철 공짜 도사는 태극기 세대. 2017년 촛불혁명 시대에는 시민이 스스로 주권자로서 데모 권력을 비폭력적으로 행사했던 세대. 짱돌이 촛불로 변했고, 최루탄 대신 물대포가 등장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인 201610월부터 20173월까지 이어진 촛불혁명에는 물대포도 등장하지 않았다.


MZ세대

MZ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말로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20~30대를 일컫는 단어. 김서윤 하위문화연구가가 [주간조선]에 쓴 ‘MZ세대가 쓴 MZ세대 사용법’. MZ세대의 대화 소재로 보통 좀 더 트렌디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은 MZ세대도 주식과 부동산 얘기로 열을 올린다.(트렌디 = trendy, 미국 신어. 트렌드의 형용사화. '경향적인, 시류를 탄, 유행적인, 앞서가는' 등을 그 뉘앙스로 포함한 형용사. 소위 패셔너블보다도 폭넓은 스타일의 뉘앙스를 갖는 용어).

 

MZ세대의 모임에서도 누가 돈을 벌었고 잃었는지, 누가 집을 샀고 못 샀는지 이야깃거리가 쏟아진다. 분명 누군가 한 명쯤은 새로이 주식투자를 시작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급하게 대출금을 끌어 집을 샀을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던 사람이라도 그 자리에서 나도 해야 할까?” 물어보면 당연하지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MZ세대는 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미 2017년부터 2018년 초에 가상화폐 열풍이 불었을 때 가장 열정적이었던 세대가 바로 MZ세대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7 암호화폐 이용자 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이 낮을수록 가상화폐에 투자해본 경험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당시 20대의 22.7%, 즉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투자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급격히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을 견인한 것도 MZ세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의 33.5%30대가 거래한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주택 매매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40대보다 더 많은 수를 기록했다. MZ세대의 패닉바잉(panic buying, 공황 구매)’이 이뤄졌다고 분석하는 전문가가 대다수다.


주식시장에서도 MZ세대는 큰손이 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진행된 동학개미운동을 대표하는 것은 삼성전자 주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215만 명으로 그 전해에 비해 3.8배나 늘었다. 그런데 늘어난 소액주주 대부분은 MZ세대였다. 새로 주식을 산 158만 명 중 47.2%MZ세대였다는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의 분석 결과가 있다. 가상화폐에 이어 부동산을 거쳐 주식시장에 이르기까지, 재테크 시장에서 MZ세대는 초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MZ세대는 필사적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일까. 그 대답은 MZ세대의 특성에 있다.


보수·진보보다 공정에 민감한’ MZ세대


MZ세대를 이야기할 때면 꼭 등장하는 문제가 있다. 공정과 평등 문제다. 아닌 게 아니라 MZ세대는 유독 공정과 평등에 민감한 세대처럼 보인다. 최근 한 달간 언론에 보도된 MZ세대와 관련한 기사 제목만 봐도 그렇다. ‘공정성·투명성에 목매는 세대’ ‘보수·진보보다 공정에 민감한 MZ세대’ ‘주목되는 MZ세대 사원들의 성과급 공정성 요구마치 M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더 정의로워 보이기도 한다. 평등에 대한 요구도 더 커 보인다. 과연 그럴까. 대답은 아니다’. MZ세대는 더 정의로워서 공정과 평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다른 키워드가 필요하다. 바로 비교.


MZ세대의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공정과 평등이라는 단어를 짚어봐야 하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소셜미디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MZ세대는 역사상 최초의 소셜미디어 네이티브(social media native) 세대, 소셜미디어를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세대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한정해 얘기하더라도 MZ세대는 네이트온이나 MSN 같은 메신저를 비롯해 싸이월드, 아이러브스쿨 같은 초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거쳐 성장한 세대다. 이들을 얘기하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이들에게 소셜미디어는 생활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이다. 여전히 대면(對面) 소통을 이어가려는 예전 세대와 달리 소셜미디어 네이티브들은 소셜미디어로 연결돼 있기만 해도 연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영민 숙명여대 인력개발정책학과 교수가 최근 10년간 발간된 ‘20대 청년관련 연구 논문 530편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자. ‘20대 청년세대에 관한 연구 동향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도 발간된 연구 결과를 보면 530편의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추출된 20대 청년의 다섯 가지 특징 중 세 가지가 디지털 기술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20대 청년들이 온라인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주장에 주목해 볼 만하다. 청년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온라인 환경 속 타인을 통해 확인하고, 자신과 같거나 다른 삶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가능성에 직접 도전한다고 한다. 지난 10년간의 연구를 망라해 얘기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20대 청년의 이 특징은 MZ세대의 특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셜미디어 네이티브 세대로서 MZ세대는 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한다. 딱히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삶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셜미디어다. 실제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보고 보이는 것에 더 민감하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를 판단하게 만든다. 소셜미디어에 연결되면 다른 사람의 삶에 비춰 내 삶이 어떤지 가늠해보곤 한다.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서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의식한다. 이렇게 보여지고 보이는 삶을 살다 보면 남과의 비교에 굉장히 익숙해진다. ‘비교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비교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행동을

MZ세대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행동을 결정한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MZ세대가 주식 계좌를 열면서 떠올리는 생각에는 이 들어 있다. 공인회계사인 29살 윤슬기 씨는 지난해 연말 엉겁결에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을 보는데 생전 재테크에 관심이 없을 것 같던 대학 선배가 주식투자로 쏠쏠하게 용돈 벌이를 했다는 글이 있더군요. 그 선배까지 재테크를 하는데 난 뭐하고 있었나? 생각이 들어서 수수료 무료를 자랑하는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우선 삼성전자 주식을 몇 주 샀어요.”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산 날 인스타그램에 스마트폰 사진과 함께 나도 이제 삼성의 주인이라는 유머 섞인 글을 올렸다.


지난해 2월 딸을 낳은 34살 정은희씨도 윤씨와 비슷한 이유로 아파트를 구입했다. 정씨가 지난해 8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아파트를 산 이유는 친구들 때문이다. “제가 전세살이를 할 동안 집을 산 친구들은 몇억 원이나 벌었어요. 저도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겠다 싶어서 신용대출까지 끌어 써 집을 샀습니다.” 어쩌면 이런 이유들이 아이러니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MZ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남과의 비교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에 친척들이 하는 잔소리, 회사에서 상사가 던지는 핀잔 섞인 말을 꼰대스럽다고 배척하던 것이 MZ세대였다. ‘를 중시하고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간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MZ세대가 소셜미디어 네이티브 세대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소셜미디어에 접속되어 있는 MZ세대는 남과 비교하는 일을 체화(體化)해 살아가고 있다. 소셜미디어 자체가 끊임없이 남의 행동을 체크하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매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른 사람을 보면서 결정할 때가 많다. 사소하게는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소셜미디어에서 보고 따라 구입하는 것부터, 여행을 가거나 휴가를 보내는 일처럼 사생활의 영역에도 소셜미디어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결국 MZ세대는 남과 같이살고 싶어 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거꾸로 다른 사람 역시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 남과 같은 삶에 맞추기 위해 MZ세대는 재테크를 한다.


벼락거지 = 상대적 박탈감

MZ세대가 누구보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Z세대는 상대적으로달라지는 자신의 지위에 매우 민감하다. ‘벼락거지라는 용어가 대표적이다. 벼락거지란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갑자기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벼락거지가 되고 싶지 않은 MZ세대는 내가 갑자기 끌어내려지는 것도, 남이 부당하거나 손쉬운 이득을 얻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 문제는 공정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직원 21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당시, 반대 목소리를 크게 냈던 것이 MZ세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시비리 문제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군 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이 있었을 때도 MZ세대는 크게 분노했다. 가장 최근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사태도 그렇다. MZ세대는 불공정한 사건 그 자체에 화가 난 것이 아니다. 그 일로 인해 벌어질 결과, 누군가의 기회나 자산이 박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분노하는 것이다.


그러니 박탈당하기 전에행동을 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MZ세대의 재테크는 유행에 휩쓸려 시작하는 경솔한 것이 아니다. 몇 차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한 사건을 겪고 난 후 일종의 대처 방안이다. 사회의 불공정성을 목격한 후에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 근로소득을 상회하는 수익을 거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재테크를 하지 않는 일은 마치 저항하지 않는 일과 같이 느껴진다.


주식에’, ‘부동산에쏠리는 MZ세대의 재테크는 MZ세대 나름의 저항이다. 불공정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해도 개인적으로나마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MZ세대의 앞다툰 재테크를 단지 생각 없는 일로만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만 해도 지난해 8월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30대의 패닉 바잉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평가절하했다. 패닉 바잉이 MZ세대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생존전략이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MZ세대에게 작은 규모의 행복주택을 권한다 한들 만족해할 리가 없다. MZ세대가 부동산에 갖는 불안감은 그저 가격이 올라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대로라면 남들과 같이 내 집 한 채 마련하는 일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남과 같이살고 싶어 하는 MZ세대에게 신중하게 생각하라거나 자제하길 바란다는 말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가깝다. 아마 가상화폐나 부동산, 주식시장에서 그랬듯 MZ세대의 재테크는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될 것이다.

 

피해자가 뒤로 숨는 폭로

MZ세대는 폭로하더라도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요즘의 학폭 폭로를 보자.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와 학교를 같이 다녔다는 것을 인증하더라도 자신의 신상명세는 가린다. 같이 찍은 사진을 증거로 올리더라도 자신의 얼굴은 가리는 식이다. 이들에게 폭로는 자신을 드러내놓고 모든 것을 까발리는 것이 아니다. 묻어두었던 상처를 꺼내어 이런 일이 있었다고 소리치는 것에 가깝다.


기존 미디어에서 이들의 폭로 글을 읽고 인터뷰하겠다며 접근한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인터뷰에 응하는 폭로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학폭 폭로사건에서 직접 피해자를 인터뷰한 언론 매체는 거의 없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것에 가깝다. 애초에 폭로자는 자신의 신상을 꽁꽁 감춰두고 폭로에 나섰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 MZ세대는 다른 통로가 없어 여기에라도 폭로하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이나 언론 제보는 그런 폭로자들이 향하는 곳이다. ‘이곳이기 때문에 폭로한다. 얼굴을 가리고 안전하게 묵혀두었던 상처를 털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로는 후속 처치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이번 학폭 폭로에서도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피해자는 드물다. 대부분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대응에 다시 폭로했던 온라인 공간에 후속 글을 올리는 식으로 맞선다. 다른 폭로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원했다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식적인 조직에 의뢰했을 것이다. 폭로자들은 그 대신 간접적인 폭로를 선택했다.

 

 

[참고]

https://developer.nvidia.com/hpc

NVIDIA GPU: Build Scalable GPU-Accelerated Applications. Faster. Researchers, scientists, and developers are advancing science by accelerating their high-performance computing (HPC) applications on NVIDIA GPUs, which have the computational capacity to tackle today’s most challenging scientific problems. From computational science to AI, GPU-accelerated applications are delivering groundbreaking scientific discoveries. And popular languages like C, C++, Fortran, and Python are being used to develop, optimize, and deploy these applications.

 

안하늘 기자, [한국일보], 2021327.

뇌를 속여야 진정한 '메타버스'현실보다 더 생생한 가상현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32515320001251?did=NA&fbclid=IwAR2RGQ1w-guHa0WCMeZp9dBItHGSRXJ3ySHzsCqgCyluR9qH_YysW6EpsiE

 

[주간조선] 김서윤, ‘우리가 제보, 고발 보다 익명공간에 폭로하는 이유

http://m.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2&nNewsNumb=002648100009

 

[주간조선] 김서윤, ‘주린이? 패닉바잉?’

http://m.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9&nNewsNumb=00265010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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